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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6. 22:37

 공연 소개 해주시는 사회자분...^^




2009.9.5

대전예술의전당 원형극장에서 펼쳐진 우리가락 우리마당...^^
 
 
 
 
 
 
 
 
 
 
1. 임창숙_설장고놀음





























2. 한자이_정가와 가사 (정확하지 않을수 있습니다.)




소개해 주시는 선생님....(누구신지는 공주대 어디라고..생각이...)





우리 나라의 악기로 연주된 곡들이 정말 듣기 좋았습니다..^^

색다르기도 하며 듣기 편아한 연주가 맘을 편하게 하더군요~^^














3. 신화이야기_황우양씨와 막막부인




천하궁과 지하궁에 한날 한때에 경사가 났다. 천하궁 천사랑씨와 지하궁의 지탈부인이 천생배필을 이루어 짝을 맺었다. 둘이 혼인한 지 열 달 만에 사내아이를 낳으니 그 울음이 용의 소리 같았다. 그 이름을 황우양씨라 했다.

황우양씨는 어려서부터 재주가 남달랐다. 놀아도 꼭 흙을 가지고 집터를 닦고 나무를 깎아 집 짓는 장난을 하는데 솜씨가 놀라웠다. 그가 청년으로 성장하니 천하궁 지하궁의 큰 공사는 그의 차지가 되었다.

혼 인할 나이가 된 황우양씨는 인간세상 해동조선 땅에 자리를 잡았다. 색싯감을 찾아 사방을 유람하던 그는 계룡산 자락의 작은 마을에서 물긷는 처녀를 만나 배필을 이루었다. 그 이름을 막막부인이라 했다. 황우양씨가 솜씨를 다 써서 덩그런 기와집을 지어 아내와 함께 살림을 살아가니 그 사는 곳을 황산뜰이라 했다.

황우양씨는 사랑스런 아내와 함께 부러울 것이 없었다. 부부간의 정이 갈수록 새록새록 솟아나 태평하기만한 날들이었다. 그렇게 세월이 하염없이 흐르던 어느 날, 황우양씨가 대청에 누워 낮잠을 자는데 전에 없이 꿈자리가 어수선했다.

‘예감이 안 좋군. 그 동안 너무 태평하게 지냈어.’

황우양씨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갑옷과 투구를 꺼내 입고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서 집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그 때 하늘 천하궁에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터였다. 난데없는 쇠바람이 휘몰아쳐 천하궁 누각 기둥을 무너뜨리니 전에 없던 변고였다. 옥황상제가 신하들을 모아놓고 천하궁을 새로 이룩할 일을 의논하는데 이리저리 살펴보아도 그 일을 맡아서 할 이가 없었다. 서로 얼굴만 쳐다보고 있는데 서문 밖 광처사가 생각난 듯 말을 했다.

“황우양씨라면 이 일을 능히 맡아 할 것입니다.”

옥 황상제와 여러 신하들이 모두 무릎을 쳤다. 당장 황우양씨를 불러오기로 결정이 되어 날래고 키 큰 차사가 황우양씨를 부르러 나섰다. 그가 황산뜰에 이르러서 동정을 엿보니 황우양씨가 갑옷과 투구를 입고서 눈을 부라리고 앉아 있는데 어찌나 몸집이 크고 눈이 부리부리한지 호락호락 끌려갈 위인이 아니었다. 차사가 감히 집 안에 들어갈 생각을 못하고서 담장 밖을 이리저리 방황하고 있는데 그를 부르는 이가 있었다. 황우양씨 집의 부엌신 조왕할아버지였다.

“저기 저 차사, 왜 그리 허둥대는가?”

“옥황상제 명으로 황우양씨를 데리러 왔는데 그 기세가 엄한지라 감히 잡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내일 동틀 무렵에 황우양씨가 갑옷 투구를 벗어놓고 부모님께 문안을 올리러 뒷동산에 오를 터이니 그 틈을 타서 잡도록 하게.”

“고맙습니다. 그런데 황우양씨 잡아갈 도리를 알려주시니 무슨 까닭입니까?”

“황우양씨 부부의 죄를 이를테니 들어 보게. 서방은 냄새나는 버선을 벗어 부엌에 팽개치니 그 아니 괘씸하며 아내는 식칼을 쓱쓱 갈아서 부뚜막에 얹어놓으니 이 아니 괘씸한가 말이야.”

차 사는 그 길로 뒷동산으로 향하여 길가의 썩은 고목 속으로 들어가 꼬박 밤을 새우면서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다음날 동이 터올 무렵 과연 황우양씨가 갑옷 투구를 벗은 채 어슬렁어슬렁 걸어 올라왔다. 황우양씨가 고목을 지나쳐 갈 때 차사가 기회를 놓칠세라 날래게 달려들어 그 발을 담싹 안아 넘어뜨리니 황우양씨는 속절없이 잡힌 몸이 되고 말았다.

“이게 무슨 짓이오?”

“나는 하늘 옥황 명을 받고 내려온 차사입니다. 천하궁 누각이 무너져 새로 성주를 이룩해야 하니 어서 나와 함께 하늘로 갑시다. 한시가 급하오.”

이미 잡힌 몸인지라 발을 빼지 못하게 된 황우양씨가 석 달의 말미를 청했으나 차사는 한마디로 거절했다. 사정 사정을 해서 얻은 말미가 단 사흘이었다.

집에 돌아온 황우양씨는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이루며 시름에 잠겼다. 혼인 후로 여러 해 동안 일을 팽개쳐 두고 태평하게 지낸 터라 쓸만한 연장이라고는 하나도 남은 게 없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천하궁을 지을 길이 없었다.

“엊그제 부모님 문안을 다녀온 뒤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먹지도 못하니 무슨 걱정이 있습니까?”

“당신은 알아도 소용없는 일입니다.”

“그건 또 무슨 말씀입니까? 우리가 남이던가요?”

부인이 정색을 하자 황우양씨는 마지못해 차사에게 붙잡혀 하늘나라로 가게 된 사정을 털어놓고서 탄식을 했다.

“지금 나한테는 끝 부러진 송곳 하나 없으니 무얼 가지고 천하궁 궁전을 짓는단 말입니까?”

“대장부가 그만한 일로 이렇듯 걱정을 하십니까? 그 일은 나한테 맡겨두고 잠이나 주무세요.”

그 말에 근심이 풀릴 리 없지만 어떻든 말을 하고 나니 졸음이 밀려와 황우양씨는 쿨쿨 잠이 들었다.

황 우양씨가 잠이 들자 막막부인은 벼루를 꺼내 진하게 먹을 갈아 천하궁 지하궁으로 소지를 올렸다. 얼마 후 감응이 있어 가루쇠 닷 말과 조각쇠 닷 말, 뭉치쇠 닷 말이 이르렀다. 막막부인은 아궁이에 불을 피우고 풀무질을 하여 쇠를 달궈 녹여 망치와 톱, 자귀, 끌, 자와 같은 연장을 만들었다. 다음은 남편이 입고 갈 옷이었다. 속적삼을 새로 짓고 도포를 새로 지어 황우양씨가 자고 있는 방 윗목에 차곡차곡 개어 놓았다. 그리고는 마구간에서 말을 끌어내 솔로 머리와 꼬리를 곱게 빗기고 푸른 굴레 붉은 굴레를 씌운 다음 호랑이 가죽 안장을 얹었다. 일을 마칠 무렵이 되자 동녘에서 날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서방님, 날이 밝았습니다. 어서 길을 떠나야지요.”

깜짝 놀라서 눈을 뜬 황우양씨가 허둥대며 말했다.

“내가 깜빡 잠이 들었었군. 오늘이 길 떠나는 날인데 어쩌면 좋단 말입니까?”

“걱정 말고 밖으로 나가 보아요.”

황우양씨가 밖에 나가 보니 망태에 연장이 훌륭하게 갖추어져 있고 말이 길 떠날 차비를 갖추고 있었다. 황우양씨는 아내에게 넙죽 절을 했다.

“부인, 그대가 나를 살렸습니다.”

아침식사를 마친 황우양씨는 아내가 밤새 지은 새 옷을 입고 말에 올라탔다. 그때 막막부인이 당부의 말을 했다.

“서방님, 길 가는 도중에 어른이건 아이건 누가 말을 묻더라도 절대 대꾸를 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천하궁 성주를 이룩할 때는 새 재목을 탐하지 말고 낡은 재목을 중히 쓰도록 하세요.”

“허 참, 대장부가 길을 떠나는 데 말도 많습니다. 알아서 할테니 걱정 말아요.”

그 렇게 아내를 이별한 황우양씨는 천하궁을 향해 성큼성큼 길을 나섰다. 이 뜰 저 뜰을 거쳐 소진뜰을 지나쳐 가던 황우양씨는 마침 지하궁에서 돌성을 쌓고 돌아오던 소진항과 마주쳤다. 황우양씨가 못본 척 지나가자 소진항이 말을 걸어왔다.

“저기 저 양반, 누구시더라?”

소진항이 세 번을 거듭 물었지만 황우양씨는 본체만체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소진항이 욕을 해댔다.

“사람이 말을 물어도 아는 척을 안 하니 후레자식이로군!”

황우양씨가 생각하니 아내 말을 따르다가 조상 욕을 먹이게 된 터였다. 그는 걸음을 멈추고서 소진항에게 말했다.

“가만히 있는 사람을 모욕하니 그대야말로 후레자식이로군!”

그러자 소진항이 웃으며 다가와 말했다.

“허허, 이제 서로 비겼구려. 우리 인사나 합시다. 나는 소진뜰 사는 소진항이라 하오. 어디 가는 누구시오?”

“나는 황산뜰 황우양씨로 천하궁 성주를 이룩하러 가는 중이오.”

그러자 소진항이 짐짓 놀라면서 말을 했다.

“그러시오? 내가 지금 천하궁에서 터를 닦고 오는 길인데 나를 안 만났으면 큰일날 뻔했습니다. 거기 내가 만지던 돌과 나무가 깔렸는데 다른 사람이 만지면 목살 석살이 퍼져 가는 자취는 있어도 오는 자취가 없습니다.“

“그럼 어찌해야 합니까?”

“나하고 옷 바꿈 도 바꿈을 하면 아무 탈이 없을 겁니다.”

“옷 바꿈은 하더라도 도 바꿈은 못하겠소.”

“그렇거든 그리 하오.”

황우양씨는 입고 있던 도포 적삼을 벗어 주고 다 떨어진 헌 베옷을 받아 입었다. 갈기 좋은 붉은 말을 내주고 비루먹은 늙은 당나귀를 얻어 탔다. 그러고서 무슨 수라도 난 듯 씩씩하게 천하궁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황우양씨가 사라져 가자 소진항은 소진뜰을 그냥 지나쳐 다른 곳으로 말머리를 돌렸다. 그가 향한 곳은 막막부인이 홀로 남아 있는 황산뜰이었다.

그 때 막막부인은 옷을 짜다가 일손이 잡히지를 않아 뒷동산에 올라가 있었다. 시름에 잠겨 이리저리 거닐고 있을 때 난데없이 까마귀가 나타나 ‘까옥까옥’ ‘끼우끼우’ 울음을 울고 갔다. 부인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 집으로 들어가 대문을 단단히 닫아걸었다. 때마침 황산뜰에 도착한 소진항이 그 모습을 보고 천둥같이 호령을 했다.

“여봐라. 서방님이 돌아오면 닫힌 문도 열어줘야 하거늘 열린 문을 닫고 들어가다니 이 무슨 짓이냐?”

“우리 서방님이 천하궁을 성주를 이룩하러 가셨으니 벌써 돌아오실 리가 없소. 목소리가 다르고 말투가 다른데 어찌 그대가 내 서방이 되겠소?”

“내가 석달 열흘 지을 천하궁을 순식간에 짓느라고 음성이 달라졌거늘 서방을 못 알아본단 말이냐? 여기 네가 지은 옷가지를 보아라.”

그러면서 소진항은 입고 있던 도포와 적삼을 벗어 담 너머로 던졌다. 옷을 받아든 부인이 옷깃을 어루만지며 한탄했다.

“이 도포 이 적삼을 보니 바느질은 분명 내 솜씬데 땀냄새가 잠깐 달랐으니 죽이고 입었는가 살리고 입었는가?”

아무리 기다려도 문이 열리지 않자 소진항은 대문에 부적을 갖다 붙이고 주문을 외었다. 철통같이 잠긴 문이 얼그럭 절그럭 열리자 소진항이 뛰어들어가 부인을 붙잡고서 붕어눈을 부릅뜨고 소리를 질렀다.

“이래도 내 말을 듣지 않겠느냐? 네 서방은 벌서 저세상 사람이 됐으니 이제 나를 섬기거라.”

막막부인은 놀란 가슴을 가라앉히고 침착하게 말했다.

“이렇게 됐으니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백년가약을 맺는 것도 좋지만 오늘 저녁이 돌아가신 친정아버지 제삿날이니 하루만 기다려 주오.”

소진항이 마지못해 소청을 들어주자, 제사를 지내던 막막부인은 소진항의 눈을 피해 비단 속옷 한 폭을 뜯어내서는 손가락의 피로 편지를 써서 주춧돌 밑에 숨겨두었다.


  서방님, 살아서 오시면 소진뜰 우물에서 만나고, 죽은 혼이 오시거든 저승에서 만납시다.


소진항은 황산뜰을 온통 쑥밭으로 만든 다음 막막부인을 이끌고 소진뜰로 향했다. 그가 막막부인한테 어서 바삐 백년가약을 맺자고 재촉하자 막막부인이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나 도 그러고 싶습니다만, 어제 제사를 지내고 나서 몸에 일곱 가지 귀신이 들었습니다. 지금 혼인을 맺으면 나도 죽고 당신도 죽은목숨입니다. 뒤뜰 개똥밭에 땅굴을 파고 삼년간 구메밥을 먹으면 내 몸에 붙은 귀신이 떨어질 것이니 그때 가서 가약을 맺어도 늦지 않습니다.”

소진항이 반신반의하면서 허락을 하니 막막부인은 그날부터 개똥밭 땅굴 속에 살면서 구메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 때 천하궁에 당도한 황우양씨가 성주를 이룩하려고 분주한데, 밤에 꿈자리가 영 사나웠다. 초경에 꿈을 꾸니 쓰던 갓이 테두리만 남아 보이고, 이경에 꿈을 꾸니 먹던 수저가 부러져 보이고, 삼경에 꿈을 꾸니 신던 신발이 흙 속에 묻혀 보였다. 황우양씨가 얼른 점쟁이를 찾아가서 꿈 풀이를 청하는데 점쟁이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이 꿈 풀이는 차마 못하겠구려.”

“아무래도 좋으니 바른 대로 말해 주오.”

“정 그렇거든 말하리다. 쓰던 갓이 테두리만 남아 보인 것은 그대 집이 간 곳 없어 주춧돌만 남았다는 뜻이고, 먹던 수저가 부러져 보이는 것은 부인과 이별한다는 뜻이며, 신발이 흙 속에 묻혀 보이는 것은 그대 부인이 다른 남자를 섬기고 있다는 뜻이라오.”

그러자 황우양씨는 마음이 몹시도 급해졌다. 그는 한 해 걸릴 일을 한 달에 하고, 한 달 걸릴 일을 하루에 해서 사흘 만에 천하궁을 훌륭히 지어 올렸다. 새 재목을 탐하지 않고 낡은 재목을 중히 다룬 덕이었다.

성 주가 이룩되자 황우양씨는 상급을 마다하고 급히 황산뜰로 향했다. 그가 허겁지겁 달려서 집에 도착해 보니 아니나 다를까, 산도 옛날 보던 산이고 물도 옛날 보던 물인데 자기가 살던 집터는 쑥밭이 되어 주춧돌만 남아 있고 우물 안에는 올챙이만 우글우글했다. 황우양씨가 주춧돌을 얼싸안고 한숨을 쉬며 눈물을 뿌리니 한숨은 날아가 바람이 되고 눈물은 흘러 강물을 이루었다. 이때 문득 까마귀 떼가 날아오는데 아래쪽의 까마귀는 까옥까옥 울고 위쪽의 까마귀는 끼욱끼욱 울어서 주춧돌이 까마귀 그림자로 어지러웠다. 황우양씨가 이상한 생각이 들어 안고 있던 주춧돌을 유심히 살펴보는데 한 옆에 옷조각이 삐죽 나와 있는 것이 보였다. 꺼내서 살펴보니 아내가 쓴 혈서가 분명했다.


  서방님, 살아서 오시면 소진뜰 우물에서 만나고, 죽은 혼이 오시거든 저승에서 만납시다.


황 우양씨는 곧바로 소진뜰로 향했다. 그가 소진항의 집에 이르고 보니 하인들이 집안을 철통같이 지키고 있는데 그 안에 아내가 잡혀 있는 게 분명했다. 황우양씨는 당장 뛰어들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아내가 말한 대로 우물가로 향하여 버드나무에 몸을 숨겼다.

그 날 밤 개똥밭 땅굴에서 잠을 자던 막막부인이 꿈을 꾸니 앵두꽃이 떨어져 보이고, 문 위에 허수아비가 달려 보이고, 거울이 깨져 보였다. 부인이 놀라서 잠에서 깨어나 곰곰 생각해 보니 앵두꽃이 떨어진 것은 열매를 맺을 징조이고, 허수아비가 달려 보인 것은 우러러볼 사람이 와 있다는 뜻이며, 거울이 깨져 보인 것은 거울을 새로 만들어 옛날에 보던 얼굴을 비춰 볼 징조였다.

막막부인이 소진항을 청하여 말했다.

“이제 몸에 붙은 귀신이 다 떨어진 것 같으니 우물에 가서 목욕을 하고서 백년가약을 맺을까 합니다.”

소진항이 좋아라 허락을 하자 막막부인은 집안 사람들을 떼놓고서 홀로 우물로 나왔다. 그가 몸을 씻는 척하며 은근히 버드나무를 살펴보니 아니나 다를까, 사랑하는 남편이 덩그러니 앉아 있다.

“부인, 그 동안을 못 참고 다른 남자를 섬기고 있단 말입니까?”

“여자의 말을 가벼이 여긴 탓이니 누구를 책망한단 말씀입니까? 그도 그렇거니와 내가 어찌 다른 남자를 섬기겠습니까? 그보다는 원수를 갚을 일이 급하니 이리 내려오세요.”

황우양씨가 나무에서 내려오자 막막부인은 치마폭에 황우양씨를 숨기고 소진항의 집으로 돌아왔다. 황우양씨를 마루 밑에 숨겨 놓고서 소진항한테로 가서 말을 했다.

“우리가 짝을 맺는 좋은 날 술이 없어서야 되겠습니까? 내가 한 잔 권하렵니다.”

소 진항이 기뻐하며 술상을 내오게 하자 막막부인이 소진항 먹는 술에 몰래 약을 탔다. 막막부인이 권하는 술을 거푸 들이킨 소진항은 술에 취하고 약에 취해 쓰러져 잠이 들었다. 이 틈을 타서 황우양씨가 마루에서 나와 소진항을 꽁꽁 묶고서 천둥같이 호령을 했다.

“이놈, 감히 네 죄를 모른다고 하지는 않겠지?”

술 에서 겨우 깨어난 소진항이 비몽사몽간에 머리를 조아리며 목숨을 빌었지만 통할 리가 없었다. 황우양씨가 소진항을 장승으로 만들어 한길 가에 세워놓으니 소진항은 한 자리에 콕 박혀서 오도가도 못하며 사람들의 눈총을 받게 되었다. 소진항의 가솔들은 서낭 하졸을 만들어 사람들이 침이나 뱉으면 먹고 살게 하였다.

황 우양씨와 막막부인이 원수를 갚고서 소진뜰을 떠나니 달리 유숙할 곳이 없었다. 길을 가다가 날이 저물자 할 수 없이 갈대밭에서 밤을 지내는데, 치마를 벗어 둘레둘레 포장을 쳐놓고는 하늘의 별을 보고 나란히 누워서 정담을 나누었다. 먼저 황우양씨가 소진항한테 속은 일과 천하궁 성주를 사흘 만에 이룩한 일을 이야기하니 부인이 탄복을 했다. 이어서 부인이 혈서를 쓰던 일과 개똥밭에서 구메밥을 먹던 일을 이야기하니 황우양씨가 감복을 했다.

정담 끝에 막막부인이 걱정스레 말했다.

“서방님, 우리가 혼인한 지 오래도록 아이를 두지 못했으니 앞일이 걱정입니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니 남은 한평생 금실이나 좋게 지냅시다. 우리가 죽은 뒤에 집집마다 성주로 들어가서 집안이 잘 되게 보살펴주면 사람들이 섬겨주고 먹여줄테니 그리 합시다.“

부부는 뒷날 사람들 가정에 좌정을 하여 황우양씨는 성주신이 되고 막막부인은 터주신이 되었다. 둘이 서로 도우면서 집안이 잘 되도록 보살펴 주니 이들 부부를 모신 집 치고 잘못 되는 집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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